결혼식 본식 사진 촬영을 하다보니 - 준포토그래피

평소에 사진에 제목을 단다든지 설명을 길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오늘은 그동안 결혼식 본식 사진을 촬영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몇가지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선 여러분의 소중한 결혼식을 촬영하는 대부분의 촬영자는 10만원에서 20만원짜리 주말알바입니다. 

카메라 동호회 같은 곳의 구인구직 게시판에 '촬영실장님 모십니다' 라는 구인글을 보면 몇월 며칠 몇시 예식, 20만원. 

이런 글들이 수두룩 합니다. 

알바분들에게 신랑, 신부분께 꼭 소속실장님이라고 소개하라는 당부는 잊지 않지요.   

홈페이지에 괜찮게 나온 사진들 몇장 올려놓고 의뢰가 들어오면 그 의뢰들을 소화하기 위해 알바들을 고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거겠지요. 

주말알바에게 돈을 주고 고객들의 사진을 찍게 하는 것을 뭐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을 속이고 그 주말알바를 소속실장이라고 하는 것이 사기라는 거죠. 


심지어는 어떤 경우까지 있냐면, 결혼식 본식 당일 날 메인작가라고 나오신 분도 알바분이시고, 서브작가로 나온 분도 알바분이신데 몇월 며칠 몇시 예식이라는 정보만 받고 

그날 처음 본 사람들끼리 나이 많은 내가 메인, 어린 너는 서브. 이런 식으로 촬영을 하고 나중에 사진을 업체에 가져다주니 서브라고 촬영한 알바의 사진은 도저히 돈을 줄 수 없다해서 

약속한 10만원도 못받고 나왔다 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직장 다니시는 분들이 자기 아이들 사진 찍다가 자신감이 붙어서 주말에 카메라로 돈 벌거리가 없나 해서 달려드시는 경우도 있고, 사진으로 돈을 벌고는 싶은데 자기 브랜드로는 경쟁력이 없으니 

구인글 열심히 찾아서 푼돈 모아가며 경험 쌓으시는 분들도 계시고... 


당당히 자기는 소속실장이 아니고 위와 같은 경우의 사람입니다 라고 떳떳하게 고객분들께 말씀을 드릴 수 있으면 하나도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다만, 거짓말로 사기를 치고 있으니 업체나 주말알바 모두 사기꾼이란 사실은 자각하셨으면 좋겠고요, 경험을 쌓기 위해 많이들 신분을 속이고 그렇게 촬영을 하시는데 

다른 사람들 결혼식을 자기 경험쌓는데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요. 


아래 네 장의 사진은 저와 제 서브작가가 작년 12월에 촬영한 결혼식 본식 사진입니다. 

순서대로 첫번째 사진과 세번째 사진이 제가 촬영한 앵글이고, 두번째 사진과 네번째 사진은 제 서브작가가 촬영한 앵글입니다. 

저는 결혼식 사진은 2인 촬영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이유는 이와 같이 다양한 앵글을 담기 위함입니다. 

서브작가와 함께 촬영할 예식홀에 미리 사전답사를 가서 식을 몇개를 보면서 서로 위치를 확인하고 좋은 앵글과 장면을 고민합니다. 

예식장마다 인테리어가 다르고 진행되는 식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사전답사는 필수입니다. 미흡하면 몇번이고 갑니다. 

식 당일날 촬영 뿐만 아니라 미리 서브작가에게 각각의 상황에 맞는 앵글과 장면 촬영을 지시하고 신랑, 신부분께 사전에 요청드릴 사항들을 전달하는 것도 

메인촬영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런데, 촬영실장님 모십니다. 그런 구인글을 보고, 몇월, 며칠, 몇시 이런 정보만 보고 당일 날 가서 처음 보는 사람과 단순히 서로 카메라만 들이대고 촬영하는 자기 자신이, 

그것도 신분을 속이고 업체대표와 마찬가지로 사기꾼인 자기 자신이 부끄럽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결혼식 사진 촬영도 처음부터 준포토그래피라는 제 브랜드로 메인촬영으로 시작했습니다. 서브작가도 함께 촬영을 하던 사람이었고요. 

물론 제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누구에게나 시작은 있는 것이고, 그 시작은 참 힘든 것이지만 남의 소중한 날을 자신의 시작을 위해 망치진 말아야지요. 

신랑, 신부분들께, 아니 꼭 그분들께만 해당되는 말씀은 아니고, 사진 촬영을 의뢰하시는 모든 분들께 사기 당하지 않는 간단한 팁을 말씀드리면, 

자신들의 사진을 찍어줄 사람은 시간을 내서 직접 찾아가서 대면을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도 홈페이지에 멋지게 장식되어 있는 사진 몇장을 보고 결정들을 하시죠. 

여러분들의 소중한 결혼식 날 처음 본 사람이 안녕하세요. 어디어디 소속실장입니다. 라고 소개하면 잘 부탁드립니다. 실장님. 이라고들 하시고 계십니다. 


제가 제 전 직장동료 결혼식영상 촬영을 하러 갔을 때 나오셨던 사진촬영자님도 제가 신부와 아는 사이인 줄 모르고 자기는 알바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물론 그 날 말씀하신 것처럼 알바라고 사진을 잘 못찍는 것은 아닙니다. 주말알바더라도 경험이 쌓이면 실력은 좋아지죠. 

그걸 뭐라하는 건 아닙니다. 실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업체대표와 함께 사기를 치고 있는 사기꾼이란 거죠. 


전 결혼식 촬영을 매주 하지는 못합니다. 어떤 달은 결혼식 촬영이 없을 때도 있고요. 웨딩홀과 연계가 되어 있는 스튜디오에서, 혹은 연예인 결혼식을 촬영했던 곳에서, 또 이름난 몇몇 업체로 몰리는 것이 

사진 쪽 말고라도 다른 업종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단가는 꽤 있습니다. 그만큼의 노력은 쏟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가격을 낮추거나 구인게시판 보고 한 건, 한 건 알바형태로 촬영을 다니면 푼돈이라도 쌓이면 커지겠지만, 그렇게는 살지 않습니다. 


두서 없이 쓴 글, 다시 읽어 내려가면서 정리도 하지 않은 글이라 오타가 있을 수도 있고 읽기 힘들게 왔다갔다 한 부분도 있을테지만 

야심한 설날 연휴 새벽에 결혼식 본식 사진 리터칭을 하다가 언제쯤은 한번 꼭 얘기하고 싶었던 내용이라 끄적여봤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6년 2월 10일 벌써 새벽 3시가 넘었네요... 

준포토그래피 김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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